아빠의 선물 : 정이 들어간 요리
지금 그대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 자신에게 물어봤어요? 내가 필요한 것은 뭐지? 많은 일을 하면서 힘들고 지치고 마음에서 울부짖는 말이 있었을 거예요.
조금만 쉬어 가고 싶구나. 그래요. 우리가 앞만 바라보고 달리면, 지쳐요. 그대의 눈에 그 지친 눈물이 보여요. 그러다, 울게되요. 울고 싶으면 언제든지 울어도 되요. 이제는 내가 그대 곁에 있잖아요. 예전에 흘린 눈물을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나의 기타 선율은 그리 좋지 못했어요. 내가 연주하는 곡에 감동은 아니겠죠. 그당시의 분위기와 그대의 맘에 우러나온 감정들의 집합이였으니까요.
조용하고 고요한 고즈넉한 푸른 숲만을 볼 수 있는 곳, 호수나 바다도 보이면 더 좋겠죠. 한가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곳. 화려한 도시를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
다시 말해 그대는 정서적, 정신적, 마음의 안정이 필요해요. 이번은 진짜로 아주 조용한 곳이랍니다. 여기에서 내가(아빠가) 해주는 요리를 즐기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보아요.
엄마가 아들에게 또는 아빠가 딸에게 해주는 요리를 생각해보아요. 정이 있지 않나요. 어렸을 적에 우린 소꿉놀이를 여럿이 어울리며 놀았어잖아요. 그때의 순수했었던 감정들을 되살려 보아요.
비올 땐 이만한 것보단 없죠 : 파전, 동동주
전주에서 기억나요. 그날 비도 많이 왔었죠. 그대가 원하는 메뉴를 찾기위해 많이 걸었죠. 그때 생각이 나서 파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백사장항 해산물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로 그대를 위해서 만들어 보려고 해요.
내 요리 실력은 그닥 그저 그렇답니다. 손맛이 좋아야 하는데, 혼자 해먹다 보니 좀 짜요. 좀 덜짜게 해서 그대의 입맛에 들었음하네요.
비라도 오면, 창가에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며 파전에 동동주로 하루를 마무리 해보아요. 서로 마주보며, 지나온 얘기들을 해보자구요, 겨울 제주도의 파란 하늘, 오월의 푸르름을 꺼내어 보아요.
빨알간 국물 : 짬뽕
얼큰함의 대명사 짬뽕이네요. 해산물은 충분히 많이 공수할 수 있어 좋네요. 그리고, 신선하기까지도 하니요. 내가 해본 요리중에서 가장 많은 손이 가는 요리랍니다. 파손질, 눈물흘리며 양파껍질까기, 양파 썰기, 야채 손질, 해산물 손질, 특히 오징어는 배 갈라야죠, 조개는 해감해야죠. 등등,
이렇게 준비가 끝나면, 파기름 내기 - 내가 해본 요리 중에서 파기름 낼때가 가장 행복하답니다. 파기름의 향기가 나의 코 끝을 중국집으로 만들어요. 기름의 은은향에 파향이 올라 올때, 어느 향수보다도 좋아요.
함께 요리하면서 파기름 향의 우아함을 느껴보세요.
파기름향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오징어 넣고 볶아요. 오징어가 살짝 익었다 싶을 때, 양파를 넣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 다른 야채를 넣고 볶죠. 이때까지가 팔이 가장 아파요. 어떨땐 손목나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시작한 것 끝을 봐야죠. 볶아진 야채위에 물을 넣고 자박하게 끓어 오르면 해산물 모두를 넣죠.
조금 더 빨게지게 보글보글 끓여요. 이때쯤이면 방안에 짬뽕냄새가 가득해 진답니다.
그대를 위해서라면, 복잡한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예요. 다만, 그대의 입맛에 들어야 하는데, 지금 많이 긴장되네요. 꼭 시험을 앞둔 고시생 같아요.
순식간에 만들어 지는 가지볶음
가장 빠르게 만들어지는 반찬으로 가지 볶음이예요. 만들기 가장 쉬워요. 간도 크게 걱정안 해도 된답니다.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져요. 그대도 집에서 해보아요. 반찬이 없을 때, 뚝딱 만들어 밥하고 먹으면, 이만한 반찬은 없을 걸요.
보기만 해도 놀러온 기분이네요. 이번 여행에서 그대가 많이 마음에 안정을 찾으면 좋겠어요. 그대의 웃음뒤에 감추어진 어두운 그림자가 멀리 가도록 해주고 싶네요.
많은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편히 쉬러 온 것이라고 느껴봐요.
화려함뒤에 감추어진 공허를 쉬면서 달래주어요. 마치 엄마가 아들을 토닥거리듯이요. 그대의 희망은 뭔가요. 그 희망을 위해서 지금까지 달려왔고, 또 내일도 모레도 희망을 위해서 달릴 것이 잖아요.
희망이 그대를 몰라준다고 해도 노여워 마요. 희망은 꼭 다시 그대에게로 돌아옵니다.
내가 최대한 정성을 들여 가면서 해볼려고 합니다. 정으로 먹고, 눈으로 느껴보고, 마음으로 깊이 깊이 새겨보아요.
먹거리가 다 정리가 되면, 그대를 위한 이벤트를 해요. 불멍으로 사색의 시간을...